축구장 다녀왔습니다~(풀햄 VS 미들스브러)

런던통신 2007/08/19 08:31

너무 오랜만의 포스팅이네요. 인터넷 속도도 느리고 집 회선이 자주 말썽을 부려서 포스팅을 차일피일 미루다 보니 근 2주만에 포스팅을 하게 됐습니다. 그동안 포스팅할 거리도 잔뜩 쌓였으니 며칠동안 부지런히 포스팅을 해야할 듯 싶습니다.

오늘은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보러 경기장에 갔다 왔습니다. 저번에 이야기했던 풀햄(여기 사람들은 풀햄이라고 발음을 안하더군요. 풀럼과 풀름의 중간 느낌으로 발음하더라구요) VS 미들스브러 경기를 봤죠. 풀햄에서 마케팅 차원에서 표를 싸게 내놓아서 이때다 싶어서 표를 샀습니다. 표 가격은 15파운드. 일반 어른표가 30파운드니까 50% 세일을 한 셈이죠.

자고 있던 후배를 깨워서 경기장으로 출발했습니다. 3시 킥오프라서 1시 45분쯤에 출발했는데, 제가 깜빡하고 티켓을 집에 두고 온 겁니다. 다행히도 튜브를 타기 전이라 한 10분 정도 밖에 손해를 안봤습니다. 풀햄 홈구장이 있는 런던 남서쪽 Putney Bridge 역에 도착하니 벌써 2시 50분이네요. 게다가 경기장 가는 길도 몰랐던 상태라 당황했습니다. 다행히도 많은 사람들이 한 방향으로 향하고 있어서 그 사람들을 쫓아갔더니 경기장에 도착했습니다. 경기장은 생각보다 허름하네요. 경기장 도착한 시간이 3시 5분이라서 부랴부랴 자리를 찾아들어갔습니다.



축구를 좋아하기는 하는데, 축구장 가본 건 이번이 처음이라 축구장은 많이 생소하더군요. 관중석과 피치가 엄청나게 가깝다는 사실도 처음 알았습니다. 저는 어느 구장이나 거대 전광판이 있는줄 알았는데 풀햄 홈구장은 그렇지도 않네요. 리그 중위권 팀이라 인기가 없을 줄 알았는데 그렇지도 않더군요. 관중석 대부분이 가득 차있었습니다. 한 2만명 정도 됐던 것 같아요. BBC에서 해주는 Match of the day라는 그날의 경기 하이라이트에 관중 수도 나왔었는데 잊어버렸네요 이런 ㅡ,.ㅡ

경기는 상당히 흥미진진 했습니다. 집에서 봤더라면 꾸벅꾸벅 졸았겠지만 확실히 경기장에서 보니 박진감 넘치더라구요. 풀햄이 생각보다 잘한다는 사실도 알게 되었구요. 경기는 미들스브러가 이겼지만, 경기력은 풀햄이 훨씬 나아보였습니다. 미들스브러는 거의 운으로 이긴 듯한 느낌이 강했습니다. 미드필더 진의 움직임은 풀햄이 훨씬 낳더군요.

관중들 분위기는 미들스브러 팬들 쪽이 훨씬 활기 찼습니다. 역시 풀햄 팬들은 런던 사람들이라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것일까요? 미들스브러 팬들은 발구르기까지 하면서 응원하던데 풀햄팬들은 조용히 앉아있다가 감탄사만 연발하고 있었습니다.

 

후반 25분쯤 돼서 이동국 선수가 교체되서 나왔네요. 근처에 있던 한국 사람들 한 무리가 풀햄 응원석에서 갑자기 미들스브러를 응원하니 주변 영국인들이 다 쳐다보더군요^^;; 옆자리에 있던 흑인 한명이 저 선수가 너희나라 선수냐고 물어보더군요. 이름까지 가르쳐줬는데 아쉽게도 별다른 활약이 없었습니다ㅜㅜ 미도랑 교체됐는데 한참 있다가 그 흑인이 저 boy는 실력이 충분하지 못하다고 이야기 하더군요. 경기 막판에 미들스브러 감독이 시간을 끄느라고 이동국 선수를 빼니까 굉장히 기분나쁘게 웃더군요. 하마터면 때릴뻔했습니다ㅡㅡ^

이동국 선수를 보면서 안타까웠던게 공격수인데도 슛을 잘 안하더라구요. 좀 과감하게 슈팅하고 그랬으면 좋았으련만, 미들스브러 미들진에서 볼 연결도 잘 안되고 하니 거의 눈에 안띄더군요. 마지막에 풀햄 코너킥 찬스 때 수비 가담해서 헤딩으로 볼 걷어내는 장면에서만 눈에 띄었습니다.

어쨌거나 태어나서 처음으로 가본 축구장은 굉장히 신선했습니다. 매번 TV로만 보다가 경기장에 직접가보니 관중들의 분위기도 느낄수 있고 선수들도 가까이 볼 수 있어서 너무 좋았습니다. 앞으로도 이렇게 싼 가격에 표가 나오면 종종 축구장에 가보려고 합니다.


사족1. 경기장 바깥 사진을 깜빡하고 안찍었습니다ㅜㅜ 주택가에 위치한데다 너무 허름해서 놀랐습니다.
사족2.  후배는 DSLR을 가져가서 경기 장면 사진도 좀 찍었습니다. 사진은 나중에 더 올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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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지 뉴 웸블리 냄새만 맡고 돌아오다ㅜㅜ(맨유 VS 첼시, 커뮤니티 실드)

런던통신 2007/08/06 09:55

오늘 맨유와 첼시의 커뮤니티 실드 경기가 있었습니다. 저번 포스팅에 이야기했던대로 제 평생 한번 볼까 말까한 경기여서 가려고 했으나 표가 없어서 고민을 했었습니다. 그런데 첼시 쪽에서 표가 남아서 첼시 구단 박스 오피스를 통해서 15파운드에 표를 팔았었다는 소식을 들었습니다. 그 때는 제가 사는 집 인터넷이 끊긴 상태여서 그 다음 날에서야 그 소식을 들었습니다. 이미 표는 다 팔린 상태. 후배가 다니는 어학원에서도 표를 팔았었다고 하는데, 후배가 다니는 어학원은 수강생이 많아서 사무실과 강의실이 다른 건물로 나눠져 있는 상태라 후배도 표를 판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던 겁니다.

 


결국 표를 구하지 못하고 암표나 구해볼까 하고 후배와 함께 웸블리 스타디움으로 향했습니다. 둘다 각 팀 레플은 없어서 저는 노란 티셔츠에 청바지를 입었고, 후배는 빨간 셔츠를 입었었습니다. 튜브를 탔는데 역시 커뮤니티 실드가 있는 날이기는 하더군요. 튜브 안에 첼시 유니폼과 맨유 유니폼을 입은 사람들이 한 칸에 3분의 1정도는 차 있었습니다. 웸블리 파크 역에 도착하자마자 엄청난 인파들이 있더군요. 튜브 플랫폼에서 역 밖으로 나가는 계단은 빨간색과 파란색으로 가득 찼습니다. 첼시 팬 쪽에서 응원가를 부르니까 맨유 쪽에서도 첼시 응원가가 끝나자마자 맨유 응원가를 부르더군요. 엄청난 수의 사람이 악을 쓰면서 노래를 부르니 역이 진동을 하더군요. 혹시나 영국 여행을 와서 프리미어 리그 경기를 볼 생각이 있으신 분들은 자기가 응원하는 팀 응원가 정도는 익혀두시는게 좋을 듯 싶습니다. 왠지 맨유 쪽 응원가가 조금 더 거칠다는 느낌이 들기는 하데요.



웸블리 스타디움을 못찾을까봐 고민했는데, 역에서 나오자마자 웸블리 스타디움이 보이더군요. 축구의 성지라는 말이 무색하지 않게 경기장은 멋진 모습을 하고 있었습니다. 경기장으로 가는 길은 빨간색과 파란색이 뒤섞여서 어지러울 정도로 복잡했습니다. 웸블리 구장 수용인원이 9만명이라는데 사람 수는 어림잡아 8만명은 되는듯 했습니다. 신기하게도 이 곳 남자들은 웃통을 훌렁훌렁 벗고 다니는 사람들이 많더군요. 축구열기 땜에 더워서 그런가..



축구가 가장 인기있는 나라답게 웸블리 구장 앞 버스 정류장에 붙어있는 안내문구가 꽤나 인상적이었습니다. 웸블리 구장에 경기가 있는 날을 표시해놓고 해당일 경기 전후 2시간 동안은 버스가 제대로 안 올수도 있다고 써있었습니다.(제가 이해한 내용이 맞다면^^;;)

 

각 팀 레전드들의 이름이 박혀있는 레플을 입고 있는 팬들도 인상적이었습니다. 조지 베스트 맨유 유니폼과 졸라 첼시 유니폼을 입은 팬들도 있더군요. 여자 팬들도 엄청나게 많았구요. 여자들은 어느 나라나 축구 싫어하는 줄 알았는데 영국 여자들은 예외였나 봅니다(제가 보았던 스페인 여자들은 남자들이 휴일만 되면 축구 밖에 모른다고 축구 엄청 싫어했었습니다).


후배와 함께 암표상을 찾아보려고 사람들 틈에 섞여서 스타디움으로 올라갔습니다. 경찰들만 바글바글하고 암표상은 눈 씻고 찾아봐도 없더군요. 다시 역 쪽으로 내려와서 조금 헤메다보니 암표상으로 보이는 사람들이 있었습니다. 그쪽으로 접근해서 눈치를 줬더니 암표상이 오네요. 2장 필요하다고 하고 얼마냐고 물어보니 300파운드를 달라고 하는겁니다. 한 사람당 30만원 꼴이죠. 이건 뭐 협상을 하기에도 너무 높은 가격이니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바로 포기하고 기다렸습니다. 킥오프하고 시간이 좀 지나고나면 암표값이 내려간다는 이야기를 어디선가 들었거든요. 그런데 그 가격에도 표를 사는 사람들이 있는 겁니다. 표는 동나고 암표상은 가버리고 완전 OTL.

 

근처 펍을 찾았습니다. 웸블리 구장이 시 외곽 쪽에 있어서 동네에 그 흔한 펍도 없더군요. 다행히 경기장 근처에 한군데를 찾아서 들어갔습니다. 맥주 한잔을 주문하려고 하는데 좀 취한듯한(역시 웃통을 벗고있는) 녀석이 저희한테 한국인이냐고 묻고, 맨유의 fucking korean 선수가 누구냐고 하는겁니다. 바로 알아들었으면 한바탕 했을텐데, 조금 있다가 알아들어서 꽤나 황당했었습니다. 동양인을 무시하는거라고 생각했으니까 말입니다.


경기를 보고 있는데 한 중년 남자분이 오시더니, 어느 팀을 좋아하냐고 물었습니다. 후배가 맨유를 좋아한다고 했더니, 그 아저씨가 여기는 첼시 펍이라고 이야기를 해주는겁니다. 저는 사실 박지성만 없었으면 맨유보다 첼시를 더 좋아했을거기 때문에 그렇게 그 아저씨한테 이야기를 했죠. 그 아저씨가 알아들었는지 어땠는지는 알수 없지만. 그 얘기를 듣고 펍 입구를 보니 첼시 깃발이 펄럭이고 있네요. 저희한테 시비조로 말했던 청년이 동양인을 무시해서가 아니라 맨유를 싫어해서 그렇게 이야기를 한거였습니다. 맨유가 골 넣었을 때 좋아했으면 큰일날 뻔했습니다. 사실 눈치없는 사람 한명이 마지막에 반 데 사르가 페널티 막았을 때 좋아하다가 분위기가 험악해지기는 했었습니다. 맨유 레플을 들고 있던 사람이었는데, 맨유 레플을 돌돌 말아서 감추더니 경기 끝나자마자 도망가더군요ㅋ

 

전반전 말루다의 골은 진짜 인상적이더군요. 퍼디낸드가 질질질 끌려가는 걸 보니 불쌍해지던데요? 퍼디낸드의 굴욕이었습니다. 화면이 잘 안보여서 퍼디낸드였는지 확실치는 않지만 퍼디낸드 맞았던 것 같네요. 경기는 후반들어서 좀 지루해지더군요. 양팀 감독들도 별 이길 생각 없는 것 같았고. 결국에는 반 데 사르가 미쳐버려서 페널티 3개 연속으로 막더니 끝나버렸네요.

 


결국 오늘 성지 뉴웸블리 냄새만 맡고 돌아왔네요. 다음에는 미리 정보를 입수해서 표를 제 때 입수해놓아야겠습니다. 차라리 주중에 하루 쓰러질 각오를 하고 맨체스터를 다녀올 걸 그랬나봅니다. 맨유 대 인테르 경기는 표를 일반 사람들한테도 팔았었는데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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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은 참 신기한 나라 같습니다.

런던통신 2007/08/03 01:54
드디어 인터넷이 됩니다ㅜㅜ
무려 10일간이나 인터넷을 제대로 못해서 답답해 죽는줄 알았어요.
뭐 엄청나게 느린 인터넷이지만 메일도 확인하고 집에 인터넷 전화도 할 수 있어서 그나마 다행입니다. 인터넷을 다시 개통하는 과정에서 느낀 것은 확실히 영국은 한국하고는 다른 나라라는 점입니다.

보통 오전에 이런 전화 많이 받으실 거라고 예상합니다.
"여보세요"
"안녕하세요 고객님. **통신에서 전화드렸습니다. 혹시 인터넷 **거 쓰시나요?"
"네"
"**걸로 바꿔보시라고 전화드렸어요. 인터넷 바꾸시면 혜택이 어쩌구 저쩌구"
"저희 친척이 **회사 다녀서 그거 쓰는건데요."
"아~ 네. 죄송합니다"

한국에 있을때는 이런 전화 이틀에 한번 꼴로 받았는데, 여기는 전혀 그렇지 않은 것 같네요.(인터넷만 그렇고 보험 쪽은 아닌 모양입니다만) 제가 지금 사는 집은 이번에 BT에서 인터넷 서비스를 공급받기로 하고 개통했습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겨버렸네요. BT는 전화 라인을 통해서 인터넷을 공급하기 때문에 전화 라인에 문제가 있으면 인터넷이 안되는데 전화 라인에 문제가 있더라구요. 설상가상으로 집 관리하는 분은 종교행사 관계로 웨일즈에 1주일씩이나 가있는 상황이었구요. 집에 인터넷 공유기는 왔는데 전화라인을 살릴 방법이 없는겁니다.

울며 겨자먹기로 BT 서비스 센터에 전화를 걸었습니다. 사실 아직까지 리스닝에 문제가 있어서 전화는 무섭거든요. 얼굴 보며 상황 짐작가는 대화도 쉽지 않은 마당에 전화는 정말 공포의 대상이었습니다. 어쨌거나 BT에 전화를 걸었더니 자동 응답 시스템이더군요. 문제가 있는 집 번호와 연락가능한 번호를 찍으면 전화가 오는 시스템이었습니다. 몇번의 시행착오 끝에 BT에서 전화가 왔습니다.

제가 번호를 잘못 남겨서 후배 전화기로 전화가 오더군요. 집 전화 라인이 작동을 안한다고 했더니 집 전화 번호를 부르라네요. 집 전화 적어놓은 종이가 2층에 있어서 잠깐만 기다리라 그랬는데 완전 황당한 상황이 벌어졌습니다.

"I can't wait" 이러더니 상담원이 전화를 끊어버리는 겁니다ㅡㅡ;

한국에서는 신청하면 그날 와서 설치하고 사은품주고 인터넷 바꿔달라고 사정사정하는데 여기는 전혀 그렇지 않은겁니다. 인터넷 사업자가 BT 하나뿐인가 하면 또 그런 것도 아닙니다. 이건 무슨 배짱인지... 어쨌거나 우여곡절 끝에 집 관리하는 형이랑 연락이 되서 인터넷이 개통 됐습니다. 느려터진 인터넷이라도 인터넷이 되니 편하네요. 좀 어이없었던 일이 하나 더 있었는데 지금은 기억이 안나네요.

사람들하고 이야기 해보니 영국은 전화 상담 서비스 쪽은 전부 인도 쪽으로 아웃소싱을 돌려놨다고 하더군요. 인도 쪽이 인건비도 싸고, 노동 제한도 약하다보니 대부분의 전화서비스가 그렇게 되있다네요.

그러고보면 영국 상점들이 사람들한테 조금 불친절한 것 같기도 합니다. 전부 그런건 아니지만요. 예전에 휴대폰 사러갔을 때 조금 황당한 일이 있었죠. 여기는 휴대폰 체계가 한국하고는 많이 다릅니다. 여기서는 심카드라는 것이 있어서 그걸 휴대폰에 꼽아야 휴대폰이 작동을 하죠. 저도 처음 접해보는 체계인지라 어떻게 해야하냐고 물어봤더니 설명서 가리키면서 써진대로 하라는 겁니다ㅡㅡ; 살짝 기분 나빴지만 말이 안되는지라 그냥 나왔었죠.

사족.
제가 축하받을 일이 하나 생겼습니다. 저번학기 성적이 괜찮게 나왔기에 기대를 좀 하고 있었는데, 다행히 장학금을 받게 되었습니다.  어차피 현금으로 나오는 것도 아니고 등록금에서 3분의 1을 제해주는 거라 돈구경은 못하지만 그래도 기분은 좋네요^^ 여기서도 열심히 공부해야겠습니다.

사족2
며칠 블로그를 돌아보지 못했는데, 갑자기 평소보다 방문자 수가 많아서 알아보니 예전에 올렸던 맨유VS인테르 경기 이야기 때문이더라구요. 어차피 보러가지도 못한 경기인데 사람들 낚은 것 같아서 좀 찝찝하기는 합니다. 며칠전에 첼시VS맨유 커뮤니티실드 남은 표를 단돈 15파운드에 팔았다는데 모르고 있었습니다ㅜㅜ 천상 이번주 일요일에 암표상하고 협상을 해야할 듯 싶습니다.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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