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기말이 다가올수록 과제와 시험에 대한 부담은 커져만 가고 있다. 과제라는 녀석들도 일반적인 레포트가 아니라, 팀프로젝트 레포트와 방송프로그램 기획안. 배운 것을 토대로 문제의식을 갖고 주제를 정해서 쓰면 되는게 아닌지라 마음이 더욱 무겁다. 특히 압박인 것은 방송 프로그램 기획안. 진로로 PD는 생각조차 않고 있는데, 학기 초에 실라부스만 보고 덜컥 수강 신청을 한 TV 프로그램 연구 과목이 이렇게 발목을 잡을줄은 몰랐다. 매주 지정 프로그램 모니터링 보고서 제출에다가 기말 과제로 기획안 제출까지... 요즘 길거리 다니면서 뭐 좋은 아이템 없나 머리 굴리다보면 하루가 어떻게 지나갔는지도 모르겠다.
한창 머리를 굴리다가 평 좋았던 드라마나 좀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어서 드라마를 하나 보기 시작했다. 친구 녀석이 방학 때 구워달라고 졸라대기도 했었고, 예전에 군대 동기 한명도 휴가 나갔다오더니 진짜 재밌다고 극찬했던 드라마가 ‘내 이름은 김삼순’이었다. 집에 하나TV도 있겠다, 하드에 저장해놓은 드라마도 있겠다, 준비는 끝났고 첫회를 보기 시작했다.
첫회를 보는 동안 난 김삼순의 행동 하나하나에 집중하게 되었고, 김삼순이 던지는 말 하나하나가 가슴에 와닿는 것을 느꼈다. 이상했다. 난 아직 25살의 어린 남자이고, 극중 김삼순은 30살의 노처녀, 공통점이 전혀(전혀는 아니다, 연애 잘 못하는건 마찬가지니까) 없는데도 불구하고 왜 그렇게 공감이 가는지...
김삼순이 대사 한마디, 행동 하나 할 때마다 ‘아~ 너무 좋아 ㅋㅋㅋ’, ‘어떻해~ 어떻해~’, ‘왜 이걸 이제야 봤을까’라는 감탄사를 던지면서 보고 있다. 옆방에서 잠자던 누나가 시끄럽다면서 면박을 줄 정도로 말이다.
보통 드라마에 대해 포스팅 하는 사람들은 명대사를 써놓던데, 대사 하나하나가 전부 명대사라 대사 쓰다 보면 날샐 것 같아 포기한다. 인터넷 돌아다니다 보니깐 각 화마다 명대사 정리해놓으신 분이 있어서 그분 블로그 페이지를 링크한다.
12화까지 본 지금은 완전히 김삼순에 푹 빠져있다. 통통하고(사실 통통해도 김선아는 이쁘다), 나이 많고, 감정이 지나쳐서 일자리라도 박차고 나올정도지만, 말 한마디, 행동 하나, 생각 하나가 너무나도 매력적이고, 인간적이다. 전에 어떤 평론가가 이야기했다. 김삼순은 너무 완벽한 여자라서 싫다고. 아직은 잘 이해못하겠다. 완벽한 여자라는게 어떤건지 잘 모르니까. 단, 내 주변에 김삼순 같은 여자가 있다면 무슨 수를 써서라도 그 여자와 연애를 해보고 싶다.
이렇게 집중해서 드라마를 보는 건 군대 말년에 봤던 ‘연애시대’ 이후 처음이다. 연애시대도 마음을 움직이는 드라마였는데, 김삼순도 그런 것 같다. 이쁘장한 연예인 하나 내보내서 어떻게든 사람들 시선 끌어볼려고 발버둥치는 그런 드라마들보다는 저렇게 잔잔하면서 삶의 냄새가 팍팍 묻어나는 드라마가 좋다. 향기라는 말보다 냄새라는 말이 더 인간적인 것 같아서 냄새라는 말을 쓴다.
사족1. 드라마보다 느낀건데, 현빈은 정말 잘 생긴 것 같다. 사족2. 레스토랑에서 삼순이 조수로 나왔던 아가씨, 왜케 귀엽냐ㅋ 사족3. 미주 너무 귀엽다. 저런 딸 키우면 좋겠구만. 사족4. 사랑한다. 하나 TV
과제 때문에 마녀유희를 보게 되었습니다. 모르시는 분도 많을 듯 하군요. 요즘 워낙 TV들을 안보시니... 방송3사 수목드라마 비교분석 과제가 떨어져서 지금 전부 보는 중입니다. 마녀유희는 SBS 수목드라마 입니다.
한가인, 재희, 데니스 오, 전혜빈 등이 나오죠.
일단 비교분석을 해야하니 보기는 봤는데 공감이 안가는 부분이 좀 눈에 띄더군요. 일단 한가인은 능력있고, 집안 좋지만, 성격은 최악인 광고회사 대표 마유희로 나옵니다. 마녀라고 불리죠. 연애운도 없어서 만나는 남자한테마다 차입니다. 물론 성격이 워낙 뭣같으니 그럴수도 있지만, 한가인이 외모도 별로여서 차이는거다라고 그려진다는데는 문제가 있다는 겁니다. 일단 스샷 보시죠.
↑ 얘가 도대체 어딜봐서 별로라는 거냐 ㅡㅡ^
이게 외모가 별로여서 차이는 사람일 수 있을까요? 똘망똘망해 보이기만 하네ㅡㅡㅋ 꾸미지 않는다는 설정을 과도하게 드러내려하다보니 공감이 되질 않습니다. 단순히 성격이 안좋고, 꾸미지 않는다를 부각시켰으면 좋으련만. 저렇게 생긴 사람 살면서 실제로 한번 보기도 힘들겠습니다.
↑ 이 사진은 안경 벗고 머리 풀고 나서 반짝반짝 빛나는 한가인입니다. 실물을 보면 실제로 저렇게 보일 듯 합니다. 아.. 연정훈
제가 말씀드리고 싶은 건 좀 억지스러운 설정도 존재하고, 네티즌들을 낚기 위해서 한가인 반신욕 신도 언론에 흘리고 했던데서 유추할 수 있듯이, 드라마가 그렇게 만족스러운 수준은 아니라는 겁니다. 데니스 오의 어설픈 한국말도 쫌 거슬리고(설정상 어머니만 한국인인데다가 미국에서 크고 자랐던 배경을 생각하면 현실성 있는 한국말 구사 능력이라고 볼 수 있긴 합니다만... 무슨말인지 알아들을 수 없는 대사가 아쉽게도 종종 있더군요.) 검은 옷만 입고, 머리는 항상 뒤로 묶고, 뿔테 안경을 쓰기 때문에 예쁘지 않게 보인다는 한가인 설정도 그렇고.. 쪼끔 상투적일 수 있는 편집 방식이 종종 눈에 띄는 점도 아쉬운 점입니다. 그리고 일부러 한가인을 망가뜨리고자 하는 연출이 너무 눈에 띄어서 좀 불편하네요. 거의 예상 가능하거나 심하게 낯간지럽거나 둘 중 하나더군요. 시도 때도 없이 튀어나오는 주제곡도 좀 거슬리더군요. 주석이 프로듀싱한 듯한 느낌이 팍팍 드는 힙합곡(확인은 안해봤습니다. 그냥 느낌이..)이나 왠 여자가 부르는 노래나.. 가끔 나온다면 분위기상 괜찮겠지만 너무 자주나오니 좀 그렇네요.
그러나... 단점만 있는 드라마는 아닙니다. 드라마 초반에는 낯간지러워서 잘 못보겠더니 계속 보기 시작하니깐 나름대로 재밌더군요. 시간가는 줄도 모르고 4편까지 봤다는.. ㅋ 저도 남자인만큼 한가인 보는 재미로 봅니다. 보면서 계속 드는 생각은 역시 '연정훈 ㅅㅂㄹㅁ...' 더군요. 한가인 정말 미인은 미인입니다. 드라마의 단점이 덮일정도로 말이죠. 이 드라마 왠지 군인들한테 인기만점일 듯 하군요.
한가인 말고 괜찮은 사람을 꼽자면 남자 주인공인 재희를 꼽을 수 있겠네요 살이 너무 빠져서 좀 뾰족뾰족해보이지만 재밌게 연기 잘 하더군요. 옛날엔 그냥 앳되보이는 탤런트라고 생각했는데, 호감이 가기 시작합니다. 나름 캐릭터도 매력 있구요.
일단 현재 4편까지는 봤습니다. 아무생각없이 볼만은 합니다. 시청률이 높을 것 같지는 않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