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플러 박사 이야기가 이런식으로도 해석이 되는군요.(대학 자율화 이야기)

신문/방송 2007/06/06 00:26
오늘 조선일보에 저희학교 총장님이랑 토플러 박사 부부의 대담이 기사로 실렸습니다.

제가 어제 명예박사 수락연설 내용중에 '여러분들이 할 가장 중요한 일들중 하나가 너무 옛날에 디자인되어 현실에 맞지 않는 교육 체제를 대체하는 발명에 기여하는 것 입니다'  이부분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했습니다. 하지만 이 부분이 현재 이루어지고 있는 교육이 획일적인 교육(과거 획일적인 대량 생산체제 안에서 활용될 수 있는 인력을 양성하기 위한 교육)이 되어서는 안된다라고 이해했지 정부가 대학 자율화를 막아서는 안된다라고 이해하지는 않았습니다.

조선일보의 대담 기사에서는 이런 부분이 이상하게 해석되어질 가능성이 엿보입니다. 기사 자체에서는 대담 내용만 다루었을 뿐 대담내용에 대한 해석이나 의견은 포함되어 있지 않습니다. 하지만 대화의 흐름 자체에 문제가 있어보입니다.

<기사 원문 링크>
다음은 기사의 일부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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토플러 박사부부는 공교육이 혁신적인 변화를 가져야만 한다고 이야기하고 있지, 한국 정부의 고교 평준화 정책과 대학에 대한 규제가 잘못되었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중간중간 끼어드는 손 총장님의 이야기가 전체적인 이야기의 흐름을 오도하게 만드는 것 같습니다.

토플러 박사 부부는 빈곤층 가정 자녀들에 대한 배려와 사회체험 학습 등의 새로운 교육방식이 필요하다고 이야기합니다. 저 역시 이 점에 대해서는 같은 생각입니다. 교육이 과거처럼 신분상승의 열쇠가 되지 못하고, 부모의 사회적 부에 기초하여 교육에 의한 사회적 신분의 세습이 이루어지고 있는 것이 우리나라의 현실입니다. 이것을 해소할 수 있는 방법은 대학 자율화가 아닌 빈곤층 학생에 대한 다른 기준의 평가와 지원 그리고 교육방식의 혁신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한국사회에서는 정부의 대학 운영에 대한 개입이 한국 경쟁력 저하의 주범인 것처럼 인식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에 앞서 대학들의 자세는 어떠한지 생각해볼 필요가 있습니다. 한국의 대학들은 미국의 대학들처럼 등록금이 비싼 대신 학생들에게 장학혜택이 충분하게 지원하고 있지도 않으며, 유럽의 대학들처럼 교육을 무료로 제공하고 있지도 않고 있습니다. 대학들은 입학 제도와 등록금 문제, 재단 운영에 관한 자율만을 요구하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매년 각 대학에서는 등록금과 대학 운영에 관한 논의들이 있어왔습니다. 하지만 등록금이 물가상승률을 상회하는 수준인 매년 7~8% 정도씩 올라도 대학 교육 여건이 진보하고 있는 것 같지는 않습니다.(잠깐 다른 이야기를 하지요. 매년 7%씩 등록금이 인상된다고 보았을 때, 10년이 지나면 등록금은 2배가 됩니다. 제가 입학하고 7년이 지난 지금 등록금은 정확하게 입학 당시의 1.5배가 되었습니다.) 대학들이 자율권을 주장하는데 있어서 다른 속내가 엿보인다는 것이(예를 들자면, 재단 운영의 자율화를 이용하여 이윤을 추구한다던지, 등록금을 축적하여 재단의 부를 늘린다던지 하는 것  등이 있겠습니다.) 제 생각입니다. 대학 스스로도 대학 운영비의 80% 이상이 등록금으로 충당되는 것이 잘못되었다고 인정하고 있습니다(저희 학교 총장님이 사립대학총장 협의회에서 했던 발언입니다.). 그렇다면 이러한 현실부터 개선하고 대학의 자율권을 주장하는 것이 순서일 것입니다.

얼마전에 읽은 중앙일보 기사에서는 SAT 점수가 낮았던 빈곤층 학생에게 입학을 허가해준 한 미국 대학 입학관리자의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그 입학관리자는 학생이 비록 SAT 점수가 낮았지만 가정에 경제적 여유가 있었다면 2~300점 정도는 더 획득할 수 있는 잠재력을 갖고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에 그 학생에게 입학허가를 내주었다고 합니다. 바로 저러한 판단 기준과 같은 생각들이 더 나은 한국의 교육을 위해서 필요하다고 봅니다. 또, 현재의 교육이 학생들의 창의력을 갉아먹고 있는 것은 사실이므로 학생들의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봅니다.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교육의 방식이라고 하면 너무 애매하겠지만, 미라클러 님의 글(미라클러 님께 허락받고 링크를 걸도록 하겠습니다)에서 엿보이는 고민이나, 네이버웹툰에 연재되고 있는 호연님의 '도자기'에서 보이는 미술 교육에 대한 생각 같은 아이디어에서부터 시작한다면 그 길은 찾을 수 있을 것입니다. 토플러 박사의 이야기에서 도출해내야하는 것은 바로 이러한 고민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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